경주문화관광

#1. 세대공감 온 가족 여행지-7080테마 ‘추억의 달동네’

불국사 가는 길, 추억의 달동네를 만난다. 세대교감 가족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인 여행지이다. 추억의 달동네로 입장하면, 시간의 선을 넘어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전시관은 하나의 마을을 이루는데 7080콘셉트를 중심으로 반세기의 우리 생활상을 곳곳에 재현해 놓았다. 여러 테마로 구성된 전시관들이 이동 동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성되어 있다. 엄마 아빠 어릴 적 동네 친구들과 모여 놀았을 법한 골목길 앞 소광장에서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이어지는 전시는 조선시대 후기부터 구한말의 생활상을 담은 민속품, 골동품 전시로 꾸며진 ‘봉건사회관’이다. 다음으로 추억의 교복체험과 학교 앞 문방구 등 아기자기한 전시 체험이 있는 ‘학교길’, 옛 상점가가 모여 있는 ‘저잣거리’가 이어진다. 그 밖에도 화려한 조명 아래 신나는 음악이 흐르는 디스코장, 7080상가, 약전골목, 군 막사 등 당대의 다채로운 생활상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전시 콘텐츠가 가득하다. 분식집과 휴게실 등의 편의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으니 여유롭게 추억의 달동네를 만끽해보자.

#2. 낡은 사진첩 속 반가운 그곳-추억의 수학여행지 ‘첨성대’

장롱 속에 고이 모셔놓은 사진앨범에서 반가운 첨성대를 만났다. 첨성대와 함께 부모님의 교복시절이 있고, 나의 교복시절이 있었다. 그 옛날 첨성대 앞에서 한껏 멋을 부리며 사진을 찍었던 아버지, 수십 년 뒤 딱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다. 수학여행 일번지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경주. 그 중에서도 첨성대와 불국사는 사골 중의 사골 여행지이다. 천 오백년 전 신라 시대에 지어진 모습 그대로 선 첨성대의 곳곳에는 우리 모두의 추억이 새로운 시간과 역사를 새기고 있다.

수학여행으로 찾았던 첨성대를 앞에 두고 ‘예쁘네, 생각보다 작군, 이제 다 봤다. 빨리 놀러 가자’는 철없는 생각을 했다. 제법 머리가 굵어진 다음 찾은 첨성대는 물리적인 크기를 논할 것이 아니라 그 의미가 거대해 보였다. 당대의 축조기술로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모양의 천문대를 만들어 냈다니,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돌 하나 허투루 쌓지 않고 절기의 운행을 오롯이 담아냈다니, 그 과학적인 의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옛날, 겉핥기로 알았던 첨성대에서 오늘, 진국 첨성대를 알아간다.

#3. 누구에게나 있는 그곳의 추억-수학여행 일번지 ‘불국사’

한 번도 경주에 다녀간 적이 없는 사람은 있어도 경주에 온 사람 중 불국사에 다녀가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학여행 일 번지로 첨성대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불국사로 간다. 수학여행 단체사진 촬영지 포인트 하나, 불국사의 대문이라 할 수 있는 자하문 아래 청운교, 백운교를 배경으로 찰칵. 아치형의 다리가 잘 나오게끔 ‘얼짱’ 각도라 불리는 45도 각도에서 포즈를 취해 본다. 다음은 대웅전 앞의 쌍 탑, 다보탑과 석가탑 앞에서 한 장을 남긴다.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3층 석탑 모양인 석가탑은 단정하고, 세밀한 조각과 장식으로 꾸며진 다보탑은 화려하다. 두 탑 사이에서 사진 한 장 남기는 것이 불국사 관람의 필수 의례다.

불국사를 알수록 불국사에서 머무는 시간은 길어진다. 대웅전 옆에는 서방 극락정토를 관장하는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이 있다. 극락전 현판 뒤의 복 돼지 목각 장식을 찾아 행운을 빌어도 보자. 신라인들은 자신들의 가장 우수한 기술과 정성으로 불교의 이상향을 토함산 자락에 실현해 냈다. 대웅전 뒤로는 강당인 무설전, 그 위로 관음전과 비로전, 나한전 등 다양한 불상을 모신 가람이 불교 교리에 따라 있어야 할 곳에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저마다의 소원을 담은 크고 작은 돌탑들이 쌓인 나한전에서 소원을 빌어 보는 즐거움, 관음전에서 불국사의 아름다운 전경을 만나는 즐거움도 놓치지 말자.

#4. 어른이와 어린이의 소통 공간-보문관광단지 ‘키덜트뮤지엄’

다음으로 가볼 곳은 세대는 달라도 대화 거리가 넘쳐나는 곳, 보문관광단지의 키덜트 뮤지엄이다. 보문관광단지의 포토존으로 각광받는 ‘보문콜로세움’ 내에 들어선 키덜트 뮤지엄은 장난감, 영화, 음악을 주제로 한 세대 공감 이색 박물관이다. 클래식한 수집품부터 트렌디한 장난감, 굿즈(goods)로 전시 공간이 가득 차 있다. 최초의 영사기인 촛불 영사기, 에디슨의 발명품인 전축과 축음기, 추억의 고전 피규어를 만날 수 있는 제1전시장에서 관람을 시작하면 된다.

3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스타워즈, 마블시리즈, 픽사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인형과 옛 만화영화 속 토이를 모아놓은 ‘아트토이’ 전시관을 시작으로 오래된 TV를 활용하여 영화와 만화의 한 장면을 구현한 디오라마(여러 모형을 배경과 함께 설치하여 특정 장면을 구성한 배치) 전시관, 버려진 물건을 재조립하여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변신키는 ‘정크아트’ 전시관 등이 이어진다. 전시관 내에 가득한 피규어를 하나하나 뜯어보고 추억에 젖다 보면 시간이 어느새 훌쩍 흘러간다.

#5. 레트로 콘셉트의 이색 갤러리 카페로-황성동 ‘뉴트로 자개 갤러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에는 향수를 선사하고, 요즘 청년들에게는 힙(hip)한 볼거리를 선물하는 ‘자개’를 테마로 한 이색 갤러리가 경주 황성동에 자리한다. ‘뉴트로 자개 갤러리’가 바로 그 곳. 각도에 따라 색이 오묘하게 달라지는 것이 참 신비한 자개로 장식한 가구가 갤러리 안에 가득이다. 학원으로 운영되던 2층 건물을 활용해 갤러리로 뉴트로 자개 갤러리에는 14개의 전시룸이 마련되어 있다.

각 전시룸마다 다른 콘셉트로 꾸며진 것이 특징. 억대를 호가하는 진귀한 자개 작품부터 자개농, 그림, 소품까지 주인장이 오랫동안 수집한 작품들을 모아 놓은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음악 감상실, 아로마 테라피실, 전통가옥 분위기 등 테마 별로 꾸며진 각 전시공간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갤러리는 카페를 겸하고 있어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를 누리며 전시공간에 머물다 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6. 옛날 교복입고 흑백사진 한컷-황리단길 ‘그때그사진관’

몇 해 전, 1세대 아이돌 핑클 멤버들이 다시 뭉쳐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여행했던 프로그램 ‘캠핑클럽’이 인기였다. 경주로 추억여행 떠났던 멤버들이 옛날식 교복을 입고 황리단길 거리를 누볐던 장면이 기억난다. 핑클이 찾았던 곳은 황남시장과 멀지 않은 한 골목 귀퉁이에 자리한 ‘그때 그 사진관’이다. 옛날 교복, 교련복 대여와 함께 흑백 사진 촬영이 가능한 체험형 스튜디오이다. 부모님에게 그 때 그 시절 추억을 선물해도 좋고, 요즘 우리의 것과는 달라서 또 이색적인 교복을 입고 새로운 추억을 남겨도 좋다. 현대적인 것과 예스러움이 공존하는 황리단길 골목은 그 자체로 멋진 배경이 된다.

#7. 레트로 감성 카페

<카페 빈티지정원>

레트로 콘셉트가 눈길을 끄는 카페 빈티지정원이 용강동 소금강산 자락 아래에 자리한다. 골동품 수집과 조형예술에 조예가 깊은 주인장의 남편이 손수 카페 공간을 꾸몄다. 한옥 구옥을 개조해 카페로 만든 이곳은 카페 내, 외부에 볼거리가 참 많아 마치 갤러리를 연상케도 한다. 오래된 책상과 풍금이 카페 한 공간을 채우고,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를 접목해 벽면과 목재 몰딩은 구옥의 기존 모습을 최대한 살렸다. 카페 내부의 테이블과 의자는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는 것도 인상적. 야외 정원도 구석구석 볼거리가 넘친다. 여유 있게 배치된 좌석 사이사이에 빈티지한 소품과 때 맞춰 피어나는 꽃들이 포인트를 준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커피 메뉴와 함께 아이스티, 스무디 등 음료가 다양하다.

<양지다방>

황리단길 골목에 자리한 양지다방은 한적한 읍내 시골다방을 연상하게 한다. 녹슨 철제 대형 간판이 눈길을 끄는 입구를 지나면 예스러운 한옥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내부로 들어서면 80년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기분이다. 하얀 커버가 씌워진 투박한 가죽소파, 촌스럽지만 아늑함이 느껴지는 커튼, 그 때 그 시절 다방의 최고 인테리어 중 하나였던 수조까지, 다방 콘셉트에 제대로 충실한 카페이다. 커피 메뉴가 다양하지만, 다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메뉴, 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 한 잔 마셔보길 권한다. 진한 한약재 향이 느껴지는 걸쭉한 차에 견과류와 노른자가 고소함을 더한다. 옛날 빙수, 단팥빵 등 친근한 디저트 종류도 준비되어 있다.